고금리와 부동산 침체로 한동안 부진했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캐나다에 이어 유럽까지 기준금리를 내리는 등 세계적으로 ‘피벗’(통화정책 전환)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연내 미국 중앙은행(Fed)까지 금리 인하에 동참하면 리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지개 켜는 리츠 관련주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8% 오른 850.13에 마감했다. 최근 한 달간 상승폭은 5.22%에 달했다. 이 지수는 국내 리츠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리츠란 투자자에게서 받은 자금을 물류센터, 상가 오피스 빌딩 등 부동산 자산에 투자한 뒤 여기에서 나오는 이익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안정적인 배당 수익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개별종목 가운데서는 스타리츠가 이날 종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29.48%로 가장 높다. 신한알파리츠(20.51%), 마스턴프리미어리츠(10.99%), 미래에셋글로벌리츠(9.52%) 등 다른 리츠 종목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최근 리츠주의 반등은 금리가 고점을 찍었다는 기대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캐나다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처음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유럽중앙은행(ECB)까지 동참하면서 미국도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리츠는 부동산 매입 자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에 의존하기 때문에 주식이나 다른 실물자산보다 금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안정성 원한다면 리츠 ETF리츠가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부실화 위험이 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달리 상장 리츠는 주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공실률이 낮기 때문이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에선 대형 오피스 거래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평당 거래 가격의 조정이 거의 없어 견조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도 올해 부동산플랫폼투자팀을 신설해 리츠에 투자하고 있다.
안정적인 투자 상품을 원한다면 여러 개 리츠 상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국내 리츠 ETF는 대부분 상승세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ARIRANG K리츠Fn’은 지난 1개월간 수익률 6.27%를 기록했다. 이 ETF는 SK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등 국내 상장 리츠에 투자한다. 연 분배율은 5.77% 수준이다. 이 기간 ‘히어로즈 리츠이지스액티브’ ‘히어로즈 글로벌리츠이지스액티브’도 각각 5.84%, 4.93% 수익을 냈다. 국내 첫 액티브 리츠 ETF로 국내와 해외 리츠 자산의 비중을 시장 상황에 맞춰 조정하는 상품이다. 연 분배율은 각각 4.91%, 1.99% 수준이다.
리츠 ETF는 안정성은 높지만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비싸다. 코스피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KODEX 200’의 총보수율은 연 0.15%지만 부동산형 ETF의 평균 총보수율은 연 0.28%에 달한다. ‘ARIRANG K리츠Fn’은 연 0.25%, 액티브 운용을 하는 ‘히어로즈 리츠이지스액티브’는 이보다 높은 연 0.52%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츠는 주식이나 실물자산보다 빠르게 금리에 반응한다”며 “금리 인하 시점에 근접할수록 억눌렸던 리츠 주가는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