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용이 승천하는 듯한 모양의 회오리바람이 화제다.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어제 경복궁 용오름'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20초 분량의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이 영상은 한 초등학생이 지난 3일 경복궁으로 체험학습을 갔다가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에는 경복궁 내 흙바닥에서 모래바람이 일며 회오리가 하늘 높이 솟구치는 모습이 담겼다. 촬영자는 "우와 저게 뭐야? 용오름이다, 용오름"이라고 외쳤다. 주위에 있던 관람객들도 걸음을 멈추고 이 모래바람을 바라봤다. 이 회오리 기둥은 원을 그리며 수 m가량 이동하다가 몇 초 뒤 나무와 부딪히면서 힘을 잃고 사라졌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작은 이무기가 승천하나", "용오름을 실제로 처음 보는데 너무 신기하다", "옛날에는 얼마나 신기했을까, 의미 부여한 게 이해가 된다" 등 반응을 보였다.
영상 속 현상은 용오름이 아닌 회오리바람으로 추정된다. 주로 해안가에서 발견되는 용오름은 좁은 깔때기 모양을 이루는 특징이 있다. 지름이 적게는 수 m에서 크게는 수백 m의 강력한 저기압성 소용돌이다. 지표면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상승해 적란운이 형성되면서, 지표면 부근에 발생한 소용돌이 바람이 적란운 속으로 상승해 만들어지곤 한다.
반면 회오리바람은 지면에 올려진 먼지나 모래알들이 기둥 모양을 하고 선회하는 현상이다. 높이는 수 m에서 수십 m 정도다. 햇볕에 지면 부근의 공기가 빠르게 데워지면 공기가 상승 기류를 일으키는데, 이때 흙먼지를 끌어들이면서 생긴다. 지속성은 없어 최대 수명은 몇 분 정도다. 영상 속에서처럼 보통 넓은 흙바닥이 펼쳐진 학교 운동장 등에서 관찰되곤 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