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때릴 미사일 공급 가능"…푸틴, 본토 타격 위협에 '경고'

입력 2024-06-06 19:25
수정 2024-06-07 01:4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러시아용 무기를 지원하기로 정책을 바꾼 것과 관련해 “우리도 같은 식으로 행동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친러시아 국가에 서방을 향한 무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러시아에 핵무기가 있음을 상기시켰다.

타스통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 개막을 앞두고 한국 연합뉴스, 미국 AP, 영국 로이터 등 세계 16개 뉴스통신사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왜 (서방의) 민감시설에 대한 공격을 수행할 세계 지역에 같은 등급의 무기를 공급할 권리가 없느냐”고 되물으며 “우리는 그것에 대해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떤 이유에선지 서방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에게는 핵 정책이 있고, 우리 처분대로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제국주의 성향을 우려하는 이들을 향해 러시아의 유럽 침공 가능성은 ‘헛소리’라고 일축하며 “러시아가 적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지 말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전 장기화는 서방 탓이라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한국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등) 분쟁 지역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낼 무기를 구하려고 (한국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현재 무역과 경제 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만 지난 수십 년간 달성한 관계 수준을 부분적으로라도 유지해 미래에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 쪽은 채널이 열려 있고 협력을 지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우크라이나 위기에 일본이 개입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며 일본에 대해서는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를 계속 강화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다른 누군가가 좋아하든 말든 우리의 이웃인 북한과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한은 미국 등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음을 반복해서 보여줬다”며 북한을 두둔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