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 중앙은행 등이 잇달아 금리 인하를 결정하며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서자 시장의 관심이 미국 중앙은행(Fed)으로 쏠리고 있다.
그러나 캐나다와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최근 수개월간 비교적 안정적으로 2%대(전년 동월 대비)에 머물고 있는 것과 비교해 미국의 상황은 복합적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4월 기준 3.4%로 여전히 3%대에 머물고 있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역시 잘 내려오지 않고 있다. 4월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7%, 전월 대비 0.3% 상승해 3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작년 9월 후 지난주까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인 주당 20만 건대 초반에서 머물고 있고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시장 추정치보다 높았다.
반면 Fed가 조사한 지역별 경제상황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경제주체들의 경기 전망이 비관적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 4월 구인 건수가 805만9000건으로 2021년 2월 후 3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온 것도 경기가 뜨겁지 않다는 판단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Fed가 오는 9월 금리를 한 단계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Fed의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 전문가 전망을 반영하는 CME그룹의 ‘페드워치 툴’은 6일 기준 9월 Fed가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확률을 56.8%로 반영했다.
다만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의 비중(31.4%)도 만만치 않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데이터가 경기에 대해 혼재된 신호를 보내고 있는 만큼 아직 금리를 내릴 때가 아니라는 Fed 내 신중론이 완전히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