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오징어게임' 넘어 '스타워즈'…"내가 제다이라니" [종합]

입력 2024-06-05 16:20
수정 2024-06-05 16:21


'애콜라이트' 이정재가 '스타워즈' 시리즈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이정재는 5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CGV에서 진행된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콜라이트' 시사회 및 간담회에서 "영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라며 "영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에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애콜라이트'는 평화를 수호하는 제다이 기사단의 황금기로 불리던 고 공화국 시대 말기, 제다이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금까지 실사로는 다룬 적 없는 '스타워즈' 시대상을 레슬리 헤드랜드 감독과 제작진이 담아냈다는 평이다.

이정재는 고 공화국 시대에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는 제다이 '마스터 솔'로 분해 특유의 섬세한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강력한 힘은 물론 뛰어난 무술 실력을 지닌 캐릭터인 만큼 속도감 가득한 격투신부터 광선검 액션 등 다채로운 연기를 완벽히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캐릭터의 전사에 따른 폭넓은 감정 연기까지 소화할 예정이다.

이정재는 "지금까지 나온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서 가장 고시대로 설정돼 있다"며 "그러다 보니 캐릭터들도 가장 오래된 시대의 인물들이며, 저 역시 마찬가지로 가장 선대급이라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정형화된 감성보다는 다르게 표현하려 했다"며 "두려움이나 안타까움 등 여러 부분에 대해 그 느낌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면서 이전의 제다이들과 다른 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리암 니슨 배우가 연기한 제다이 캐릭터가 있다"며 "그 인물과 솔을 결을 같이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레슬리 헤드랜드 감독은 이정재에 대해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배우다.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때로는 아픔을 표현하기도 한다"며 "이 모든 연기가 가능한 배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풍성한 표현력에 극찬을 전한 바 있다.

이정재는 '애콜라이트'에 대해 "스타워즈 시리즈 중 가장 큰 차이점은 '제다이 연쇄살인'이라는 키워드 같다"며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굉장히 집중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궁금증을 어떻게 증폭시킬지를 고민했고, 그걸 시나리오에서도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애콜라이트'는 잉글랜드, 웨일스, 포르투갈 마데이라 제도 등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함과 동시에 대부분 실물 세트장을 제작해 세계관 몰입도를 높이는데 공들였다. 이정재는 해외 촬영에 대해 "10개월 내내 있었던 건 처음"이라며 "불편한 것도 있고 개인적으로 있었지만,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되는 캐릭터로 발전시킬지가 저에겐 중요했던 작업이었다. 그중 하나가 영어로 연기하는 부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끊어 읽기나 악센트가 잘못 전달될까 봐 아쉬움도 있고, 어떨 땐 '잘 나왔네' 안도하기도 하지만, 전체 연기를 모두 영어로 하니 신경이 많이 쓰였다"며 "다행히 코치 선생님 2분과 추가로 영어 선생님 2분, 총 4분을 훌륭한 선생님으로 만났다. 줌과 대면을 병행하며 열심히 훈련하면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영어가 편하지 않다는 걸 다들 이해해주셨다"며 "그래서 저에겐 편안했던 현장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촬영 방식에 대해서는 "한국 시스템과 거의 비슷했다"며 "저도 영화 제작도 하고, 연출도 하니까 '이번에 가서 많이 배워야겠다' 했는데 아주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시스템이 많이 발전했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이정재는 "오디션을 봤다"는 표현에 대해 "카메라 테스트를 받아보자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엔 줌으로 미팅했고, 이후 대본으로 장면 2개 정도를 보내주셨는데 어떤 역할인지 모르고 대사를 연습해 영국으로 간 것"이라고 '애콜라이트' 합류 과정에 관해 설명했다.

이정재는 "카메라 테스트를 꽤 많이 준비해 놓은 세트장 안에서 정식으로 촬영하는 느낌으로 촬영했다"며 "카메라 테스트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인지는 못 했지만, '너 말고 또 받는 사람이 더 있다'고 얼핏 듣고, 그 중엔 유명한 사람도 있다고 해서 '이게 오디션이나 마찬가지구나'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열흘 정도 후에 캐스팅 소식을 듣고, 시나리오를 받고 '제다이 역할이라는 걸 듣고 놀랐다"고 전했다.

이정재는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 캐스팅됐을 때 각각 느낌이 달랐다"며 "처음엔 '한국 사람이 제다이라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었고, 대본 4편을 받은 후엔 '마스터 솔에서 고 공화국으로 얘기가 시작되겠구나' 싶더라. 그리고 마지막까지 봤을 땐 인간과 인간의 오해와 그로 인해 벌어진 사건들을 제자리로 돌리려 하는 주제가 있어서 생각했던 것과 다른 부분이 있었다"면서 제다이, '스타워즈' 세계관 그 자체에 집중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이정재는 솔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굉장히 따뜻한 스승이자 정이 많은 동료로 묘사돼 있었다고, 감독님도 그렇게 만들고 싶어 했다"며 "그래서 오샤와의 관계도 가깝고 깊게 표현하려 했다"고 관전포인트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대본이 너무 잘 쓰여 있었고, 그 대본에 쓰이지 않는 부분에 관해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최초의 유색인종 제다이라는 평가와 함께 일부 극성 팬덤을 중심으로 "백인이 아닌 제다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반응까지 나온 것에 대해 감독이 나서서 "그런 팬은 진정한 '스타워즈' 팬이 아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저도 알고 있는 내용"이라며 "각자가 갖는 생각은 다양하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다만 "'스타워즈' 배경은 우주고, '애콜라이트'의 시대는 고 공화국이라는 시기인 만큼 더욱 표현이 확대된 게 아니겠냐"며 "특히 이번 시대적 배경도 동양적인 부분이 보이다 보니 제가 출연한 게 아닌가 싶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의 세계적인 흥행 이후 '애콜라이트'에 출연하게 된 이정재는 "'오징어게임' 이후 다양한 국가에서 제작되는 작품에서 제안이 오고, 제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늘어났다"며 "이것만 바뀌었지만, 이 부분이 매우 큰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보다 상대적으로 국내에선 '스타워즈' 팬덤이 약한 부분에 대해 "지금부터 보셔도 된다"며 "이야기가 연결되지 않는 게 장점이 될 수 있고, 그래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 시청자들이 새롭게 진입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한편 '애콜라이트'는 이날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1, 2회를 공개됐다. 매주 1편씩 총 8편의 에피소드가 선보여진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