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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글로벌 대체 투자 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새로운 공장의 지분을 일부 넘기고 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을 수혈받기로 했다. 증가하는 칩 수요에 맞춰 제조 시설을 확장하려는 인텔이 막대한 비용을 지원해줄 ‘파트너’를 물색한 것이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아일랜드 레익슬립의 칩 제조공장 ‘팹 34’를 관리할 회사의 지분 49%를 110억 달러에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거래에 따라 인텔과 아폴로 간의 합작 투자사가 이 시설을 소유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4일 인텔과 아폴로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팹 34 공장은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장비를 이용하는 ‘인텔 4’ 제조 공정을 위한 대량 생산 설비다. 인텔은 지금까지 이 시설에 184억 달러를 투자했다. 외신에 따르면 레이슬립의 공장 건설은 거의 마무리됐고, 양 사 거래는 올해 2분기 중 완료될 전망이다.
인텔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발표는 혁신 전략에서 인텔의 지속적인 진전을 강조한다”며 “팹34의 구축을 계속하면서 이 투자의 일부를 다른 사업 부문에 재배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재무 유연성을 창출하고 글로벌 제조 시설에 대한 투자를 포함해 전략을 가속하는 동시에 튼튼한 재무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인텔을 반도체 업계의 정상에 다시 올려놓기 위해 글로벌 공장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2022년에도 제조 시설 투자금을 사모펀드로부터 조달받았다.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반도체 단지에 투자하기 위해 브룩필드 인프라 파트너스 LP와 15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오코티요 캠퍼스 지분 49%를 브룩필드에 매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거래가 겔싱어 CEO의 ‘인텔 살리기’ 계획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완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인텔은 겔싱어의 계획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 부진한 실적, 엔비디아 등 경쟁사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점 등 때문에 시장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7% 이상 빠졌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