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부 고대 로마 유적에 매직펜으로 낙서를 한 관광객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탈리아 정부가 올해 관련 처벌을 강화한 가운데, 유적 훼손으로 유죄판결을 받을 시 피고인에게 최대 만 유로(6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각) 현지 언론은 이탈리아 경찰이 전날 밤 남부 나폴리 인근 헤르쿨라네움(Herculaneum)에 있는 고대 로마 주택의 프레스코화(벽면에 석회를 바른 뒤 수분이 마르기 전에 채색한 그림)를 훼손한 혐의로 네덜란드 남성 A(27)씨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휴가를 맞아 이탈리아 남부를 여행하던 중이었다. 프레스코화를 보던 그는 검은색 매직펜으로 그라피티(Graffiti·공공장소에서 낙서처럼 그린 그림)를 그려 넣었다. 해당 매직펜은 지워지지 않는 성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낙서를 발견한 것은 당시 유적지에서 근무하던 직원이었다. 그는 곧바로 당국에 신고했고 범인은 예술 작품 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조사를 통해 해당 그라피티가 A씨의 서명이라고 밝혔다.
사건이 알려지자 젠나로 산줄리아노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모든 훼손은 우리 유산, 아름다움, 정체성에 해를 끼친다"라며 "이것이 최대한 단호하게 처벌돼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국토 전체가 문화재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유물·유적이 많은 이탈리아는 문화재 훼손범에게 복원 비용을 벌금으로 부여하는 등 강력 대응 중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