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이 100일을 넘긴 가운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4일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의료 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을 진행한다.
이날 브리핑에는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도할 '출구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그간 유지해왔던 법과 원칙에 따른 강경 대응 입장에서 물러서 이탈한 전공의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철회를 검토하기로 했다.
실제 사직 가능성을 높여 복귀를 촉구하려는 강경책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돌아오지 않을 전공의에게 연연하지 않겠다는 '손절'의 의미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공의 사직서 수리 후 빅5 병원과 인기과 티오(빈자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 또한 나타나고 있다.
이날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전공의 사직서 수리하면 눈치 게임 재밌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인기과와 빅5 티오도 생길 텐데 이에 몰리는 전공의들이 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해당 글에 한 병원 종사자는 "나도 빅5, 인기과 티오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병원 종사자는 "바이탈과에서 탈출할 수 있으면 뭐라도 할 수 있다"면서도 "응급환자 입장에서 좋아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월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현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각 수련병원에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전공의는 지난 2월 사직서 제출 후 약 4개월간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지도, 의료 관련 다른 일을 하지도 못하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 이탈 이후 병원장들과 간담회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 전공의 사직 수리 권한이 있으면 오히려 복귀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건의가 있었다고 알려진다.
비상 진료체계가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는 점도 전공의 사직 수리를 검토하는 배경 중 하나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전공의 이탈) 초기에 여러 가지 국민 불편, 이런 것들이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전공의들이 조기에 복귀하고 또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들을 해 왔었다"며, "그게 한 3개월 정도 더 지났고 지금은 여러 비상 진료 대책을 강구해서 예산도 투입하고 군의관도 투입해서 초기에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것과는 약간 달라진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 사직 수리 후 인기과 쏠림현상이 실제 일어날지와 의대 증원으로 필수 의료 체계가 보완될지 정부의 향후 대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