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연금개혁과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한 여야정 협의 기구 설치를 상대 당에 각각 제안했다. 극심한 정쟁 속에 문을 연 22대 국회가 나라의 존속이 달린 국가적 문제 해결에는 머리를 맞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출생 위기와 관련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결혼, 출산, 양육, 교육, 취업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종합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여야정 협의체 설치를 정부·여당에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영수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여야정 협의체를 상설 기구로 두자고 했지만 그건 국회에서 정책 협의가 상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보류하자고 했다”며 “다만 특정한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여야정 협의 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부총리급 부처인 저출생위기대응부를 신설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환영하는 바”라며 이와 관련한 정부조직법 개정 논의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정치권이) 다툴 것은 다투더라도 국가적 과제로 반드시 해야 할 주요 의제가 있다면 여야가 힘을 모아 정부와 기획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연금개혁을 위한 여야정 협의 기구 신설을 제안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연금개혁이 정기국회에서 논의돼 연말까지 처리될 수 있도록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 협의에 민주당이 조속히 나서줄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가 띄운 종부세 개편과 관련해서도 “환영한다”며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하자고 했다. 그는 “종합부동산세 개편 논의를 시작한 민주당이 갈팡질팡하고 있다”며 “일부 반론이 나오니 ‘나 몰라라’ 하면서 여당을 향해 부자 감세라고 주장하는 표리부동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