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동해에 140억배럴 석유·가스 매장…시추 승인"

입력 2024-06-03 18:21
수정 2024-06-04 02:11
윤석열 대통령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3일 발표했다. 추정 매장량의 가치는 최대 1조4000억달러(약 1900조원)에 달한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정 브리핑을 하고 “지난해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에 물리 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다”며 “최근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거쳤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40억 배럴은) 1990년대 후반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라며 “천연가스의 경우 우리나라 전체가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광구의 110억 배럴보다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금부터는 실제 석유와 가스가 존재하는지, 매장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탐사 시추의 단계로 넘어갈 차례”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고, 내년 상반기까지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최소 5개 이상의 시추공을 뚫을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시추공별 성공 확률은 20% 수준”이라며 “동해 가스전이 11개 시추공을 뚫은 뒤에야 발견된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확률”이라고 설명했다. 시추공 1개를 뚫는 데는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전망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큰 예산이 드는 작업이지만 충분히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대통령께서 판단해 탐사 계획을 승인해주셨다”며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도 투자 의향을 밝힐 정도로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