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 3일 오후 1시 55분
이노스페이스 등 우주항공 관련 기업이 잇따라 기업공개(IPO) 작업에 들어간다. 대다수가 적자를 내는 기업인 만큼 성장성 입증 여부가 공모 흥행의 관건으로 꼽힌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노스페이스는 오는 11~17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시행한다. 당초 5월 말에서 한 차례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희망 공모가를 3만6400~4만5600원에서 3만6400~4만33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희망 가격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4277억원에서 4062억원으로 낮아졌다.
이노스페이스는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을 갖춘 우주발사체 기업이다. 적자 기업인데도 4000억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제시해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억원, 영업손실 160억원을 올렸다. 기술 특례 제도를 활용해 이번 공모에선 2026년 실적 전망치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이 회사는 2026년 매출 972억원, 영업이익 212억원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순이익은 215억원을 낼 것으로 봤다.
우주항공산업은 올해 IPO 시장에서 유망 테마로 떠오른 업종이다. 국가적 정책 과제로 우주항공이 부각되고 있는 데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성장성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우주항공청이 개청하면서 정부 주도의 우주산업을 민간이 이어받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기대도 커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노스페이스 뒤를 이어 루미르(초소형 위성),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초소형 위성),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소형 로켓), 덕산넵코어스(위성 항법 및 무인기) 등이 IPO 작업에 들어갔다.
다만 대다수가 적자 기업인 만큼 희망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호 우주항공 스타트업 IPO로 주목받았던 컨텍 역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상장 당시 지난해 매출 227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예상치로 제시했으나, 실제론 매출 158억원, 영업손실 100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주가 역시 공모가(2만2500원) 대비 30%가량 낮은 1만5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우주항공산업은 바이오산업과 비슷하게 기술 연구개발에 천문학적 돈이 소요되는 만큼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