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제외한 모든 진료 셧다운"…서울 의대 교수들 총파업 투표 돌입

입력 2024-06-03 15:47
수정 2024-06-03 16:19

정부의 사직 전공의에 대한 처벌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총파업 투표에 돌입한다. 비대위가 "응급실을 제외한 모든 진료과를 셧다운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쳐 의-정간 갈등이 또다른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3일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의 긴급회의에 따르면 비대위는 이날 정오께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내일(4일) 오후 5시 총회를 열고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해당 회의에선 “응급실·중환자실 진료를 제외한 모든 (과를 대상으로) 진료 셧다운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설문조사를 오늘 오전부터 실시하겠다”라는 내용이 오갔다.

이는 지난 4월 일부 진료과의 축소와 달리 '전면 셧다운'을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30일 의료계는 전국 40개 의과대학 소속 병원 88곳 중 8곳이 외래진료를 축소해 휴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셧다운은 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항암치료·신장 투석 등 필수적인 분야를 제외한 정규 수술, 외래의 전면 휴진을 의미한다.

김준성 비대위 고문은 이를 두고 “(전면 셧다운의) 명분은 전공의 피해로 인한 미래 의료계의 보호”라며 "정부의 전공의 행정처분 취소가 최소한의 조건이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원점 재논의가 되어야 전공의들의 복귀 명분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총파업 움직임은 정부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 정지 등 처벌이 가시화 하면서 대응을 벌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최근 병원장들과 만나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철회 가능성을 시사하며 대신 사직하는 전공의에 대해선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내리겠단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 여부에 따라 사직 전공의들에 대한 처벌에 차이를 두겠다는 것이다.

김 고문은 “현시점의 전공의 피해인 사직 처리와 행정처분이 시작됐다”면서 “궁극적으로 의료 개혁 원점 재논의 만이 현재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을 복귀시킬 최소한의 명분"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에선 “일부 교수-전공의들 간의 관계가 틀어져(내부 단속을 위해서라도) 강성 투쟁이 필요하다"는 말도 오갔다. 의료 중단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셧다운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방재승 전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각과 실무교수 16명이 참석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