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칩이 들어간 노트북으로 동영상을 보면 배터리가 방전됩니다”
3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시센터 7층 컨퍼런스홀. 1000여명의 취재진과 IT매니아 앞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는 전원이 꺼지는 노트북(인텔 코어울트라7 탑재)을 보여주며 “퀄컴 칩이 들어간 노트북은 동영상 시청 시간이 두배 길다”고 강조했다. AMD의 리사 수 CEO는 자사 제품을 인텔과 퀄컴에 비교하면서 “우리 제품은 경쟁사보다 속도뿐 아니라 정확도까지 월등히 뛰어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4’ 개막을 하루 앞두고 퀄컴, AMD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은 AI PC 시장을 공략한 신규 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이들은 PC 반도체의 터줏대감인 인텔과 애플을 공개 저격하며 AI PC 반도체의 1인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10월 ‘스냅드래곤 X’ 시리즈를 출시하며 PC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퀄컴은 “전력 효율, 성능, 안정성 등 모든 면에서 퀄컴이 애플과 인텔을 능가한다”고 밝혔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X는 마이크로소프의 AI 비서 '코파일럿'을 통해 삼성 HP 등 20여개 노트북에 탑재됐다.
AMD는 중앙처리장치(CPU), 신경망처리장치(CPU)등 AI반도체의 최신형 라인업을 선보이며 “AI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AI가속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인스팅트 MI325X’를 오는 4분기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MI325X에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초고속 HBM3E가 탑재된다. 총 용량이 288GB로 국내 업체의 12단 HBM3E가 12개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CEO는 AI PC를 컴퓨터 역사에서 ‘윈도우 95’ 이후 가장 중요한 변화로 정의했다. 아논 CEO는 “AI PC는 기존 컴퓨터의 ‘넥스트 제너레이션’이 아니고 ‘뉴 제너레이션’”이라며 “AI PC에서 초몰입 콘텐츠가 ‘표준’이 되고 모바일 회의가 일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 CEO는 “AI PC는 높은 하드웨어 성능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폭발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 주기를 1년으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베이=박의명 기자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