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 로밍 요금제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으로 올해 해외를 찾는 사람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로밍이 상품 차별화 포인트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고 각종 제휴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저마다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바로’(baro) 요금제 개편 1주년을 맞아 오는 9월 20일까지 T로밍 서비스를 처음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로밍 첫 이용 50%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이벤트는 최근 60개월 동안 로밍 요금제 이용 이력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대상 고객이 기간 내 이벤트 참여를 신청하고 바로 요금제에 가입하면 로밍 요금의 50%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바로 요금제는 30일 동안 해외에서 주어진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3000원을 추가하면 최대 4명의 가족과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고 T전화 앱을 이용하면 음성 통화는 무료다. SK텔레콤은 작년 6월 바로 요금제의 데이터를 늘리기도 했다. 당시 3·4·7기가바이트(GB)로 제공하던 바로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요금 인상 없이 3·6·12GB로 늘리고 24GB 요금제를 신설했다. 충전 상품도 1GB당 9000원에서 5000으로 낮췄다. 요금제 개편 이후 누적 이용자가 400만 명에 달한다. 윤재웅 SK텔레콤 구독CO 담당은 “T로밍을 한 번 경험한 고객의 재이용률이 매우 높은 편”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로밍 혜택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지난 3월부터 ‘로밍 데이터 함께 온(ON)’ 이용 가능 인원을 기존 본인 포함 3명에서 5명으로 늘리고 기본 데이터 제공량도 최대 50% 늘렸다. ‘로밍 데이터 함께 온’은 1명만 로밍을 신청하면 KT 이동통신을 쓰는 가족과 친구는 최대 4명까지 요금 부담 없이 데이터 로밍을 함께 쓸 수 있는 상품이다. 가족이 아니어도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아시아·미주(45개국), 글로벌(118개국) 두 가지 상품을 제공 중이다. 이번 개편을 통해 글로벌 상품의 데이터 제공량을 늘려 3·6·9GB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면 아시아·미주는 1GB당 6600원, 글로벌은 7700원을 내고 충전할 수 있다.
국내 통화요금 수준(초당 1.98원)으로 해외에서 음성 통화를 쓸 수 있는 ‘로밍 온’ 서비스 대상 국가도 확대했다. 기존 46개국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등 유럽 4개국을 추가했다. KT 관계자는 “50개국은 로밍 이용 고객 기준 95%를 커버한다”며 “별도의 앱 설치나 신청 절차 없이 해당 국가를 방문하면 자동으로 서비스가 적용돼 고객의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모바일 요금제 5G 스페셜·베이직 이상을 이용하는 고객은 별도 로밍 신청 없이도 해외에서 최대 100kbps 속도로 데이터 로밍을 무제한 쓸 수 있다. 초이스 프리미엄 요금제는 최대 3Mbps로 속도가 올라간다.
LG유플러스도 올 4월 데이터 사용량과 사용 기간을 늘린 ‘로밍패스’를 새로 출시했다. 3·8·13·25GB 가운데 하나를 골라 30일 동안 쓸 수 있다. 과금 없이 음성 전화를 받을 수 있고, 기본 제공량을 소진하더라도 최대 400kbps 속도로 계속 쓸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데이터 1GB를 추가 제공한다. 월 9만5000원 이상 5G 요금제를 쓰는 고객은 오는 9월 말까지 로밍패스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두 배로 받을 수 있다. 월 7만5000원 이상 요금제를 쓸 경우 별도 로밍 상품 가입 없이 하루 상한액 5500원에 4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공항리무진과 라운지 할인, 환전 수수료 우대, 면세점 할인 등 제휴 혜택도 추가했다.
로밍 이용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의 출국자 수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로밍 이용자 수가 작년 1분기 89만 명에서 올해 1분기 139만 명으로 늘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