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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최근 한 달간 약 10조엔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재무성은 4월 26일부터 지난 29일까지 9조7885억엔(약 86조원) 규모의 외환 개입에 나섰다고 31일 발표했다. 이날 재무성이 발표한 실적은 한 달간의 총액이다. 자세한 시행일과 일일 개입 규모는 오는 8월 공개된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엔화가 급등한 4월 29일과 지난 2일 두 차례 엔화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4월 29일 한때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60엔대를 돌파하자 매수 주문이 쏟아지며 154엔까지 하락했다. 지난 2일에도 157엔에 형성된 엔·달러 환율이 153엔으로 급락해 일본은행의 외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일본 외환 당국자는 “외환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며 개입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일본은행의 당좌예금 잔액 전망치 등을 분석해 당시 재정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에 8조5000억엔(약 74조7600억원)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번 개입 규모는 2022년 9~10월 외환 매수에 사용한 9조1000억엔보다 많다. 스즈키 히로후미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수석외환전략가는 “금액이 다소 큰 편이지만 대체로 예상 범위 내에 있다”며 “10조엔을 넘지 않아 (개입 규모가) 크게 느껴지지 않고 환율은 실제로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 5.25~5.5%대 고금리 정책을 펼치는 반면 일본은행은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엔화 가치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어서다. 우에노 다이야 미즈호증권 수석시장이코노미스트는 “두 차례의 환율 개입이 시간 벌이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