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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고점을 찍고 하락했던 미 국채 금리가 최근 반등하며 미 증시 랠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BC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연 4.64%까지 올라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0일에는 연 4.55%로 다소 내린채 마감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해 10월 한때 연 5%대를 돌파하며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후 올해 초 연 3%대까지 내려갔으나 점차 다시 상승하고 있다.
국채 금리 상승의 원인으로는 최근 급증한 미 재무부의 국채 발행량,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이 거론된다.
재무부는 지난 28일부터 이틀 간 총 180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지난 29일 실시된 440억달러 규모 7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응찰률은 2.43배로 최근 6회 평균(2.53배)보다 낮았다.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프라이머리딜러(Fed와 직접 거래하는 대형은행 등의 딜러)가 가져가는 비율은 17.0%로 최근 6개월 평균(15.6%)을 웃돌았다. 다른 투자자들이 인수하지 않은 국채를 이들이 가져갔다는 뜻이다. 국채 공급이 늘고 수요가 감소하면 국채 가격은 하락(국채 금리 상승)한다.
미 중앙은행(Fed)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적) 발언도 국채 금리 상승에 일조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28일 "(Fed 안에서) 누구도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적으로 테이블에서 치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장 불안을 자극했다. 카사카리 총재는"인플레이션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좀 더 확인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높은 국채 금리는 차입 비용을 증가시켜 기업과 소비자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국채에 투자자들이 투자 매력을 느끼면서 상대적으로 위험 자산인 주식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도 있다.
미 투자회사 다코타웰스의 로버트 파블릭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수익률이 연 4.7%를 넘어서면 기업의 미래 수익과 성장 잠재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채 금리 상승과 증시가 특별한 관련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토니 로스 윌밍턴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까지 국채 금리 상승이 증시 하락에 “특별히 결정적”이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지속해서 강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주식에 위험을 초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