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의 '폭풍 매수'…주가 상승 신호?

입력 2024-05-30 18:22
수정 2024-05-31 01:07
HD현대, 테크윙, F&F 등 최근 대주주의 자사주 매입이 집중된 종목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업 사정을 잘 아는 내부자의 대규모 매수세가 ‘상승 시그널’이란 해석도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최근 한 달여간 HD현대 주식을 29만2348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득단가는 6만7000원 선으로, 매입 규모는 약 200억원이다. 시장에선 정 부회장이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에 따른 ‘지주사 디스카운트(할인)’ 우려를 불식하는 동시에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정유사업이 기반인 HD현대는 최근 로봇·기계·에너지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날 HD현대는 1.58% 하락한 6만8500원에 마감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열풍을 타고 올 들어 주가가 247% 급등한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테크윙도 회사 대주주가 최근 주식을 대규모 매입해 관심이 쏠린다. 이 회사 지분 13.1%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나윤성 대표는 최근 이달 14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테크윙 주식 5만210주를 주당 평균 3만1700원에 매입했다. 연초(1만1630원) 대비 세 배 가까이 뛴 가격에 주식을 매수한 것이다. 시장에선 추가 상승에 대해 대주주가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패션기업 F&F는 지주사가 최근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 F&F홀딩스는 최근 한 달간 F&F 주식 13만7500주를 약 6만6000원에 매집했다. 90억원 규모다. 30일 F&F 종가는 6만4200원으로 1년 전 13만1700원에서 반토막 났다. 시장에서는 지주사의 대규모 주식 매입이 ‘저점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밖에 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가 주식을 매입한 현대이지웰, LS전선이 지분을 늘린 LS마린솔루션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