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과 릴레이 간담회…진옥동 '코칭 경영' 통했다

입력 2024-05-30 18:18
수정 2024-05-31 01:35
“고객 관점에서 대출은 스피드와 타이밍이 핵심입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올해 초 신한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신속한 여신 심사 등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주문하며 이처럼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후 은행권 최초로 본부 프로젝트매니저(PM)와 심사역이 현장의 기업금융전담역(RM)과 한 곳에서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인 ‘쏠(SOL)클러스터’를 신설했다. 본부와 현장 조직이 영업 최일선에서 함께 뛰면서 여신 처리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신한은행은 올 1분기 기업대출 증가율(3.9%) 분야에서 4대 은행 중 1위를 차지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회장은 연초부터 20여 회에 걸쳐 은행과 카드 증권 보험 등 그룹사 경영진 100여 명을 만나며 ‘코칭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 현안과 미래를 주제로 두 시간가량 진행되는 간담회에서 그는 자신의 경험과 리더십 노하우를 전수하며 혁신 속도를 높이고 있다.

주요 통화 환전 시 ‘환율우대 100%’ 혜택을 앞세워 출시 3개월여 만에 발급 70만 장을 돌파한 ‘신한 쏠(SOL) 트레블 체크카드’도 혁신을 강조해온 진 회장의 전폭적 지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재무적 측면에서도 1분기 1조32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진 회장의 코칭 경영 의지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지주사 조직 개편에서도 읽힌다. 그는 11개에 달한 지주사 부문을 전략, 재무, 운영, 소비자보호 등 네 개 부문으로 통합했다. 지주사는 ‘계획·실행·관찰’로 이어지는 경영 순환 주기 중 관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진 회장은 “지주사는 그룹사가 잘 움직이는지 관찰해 그룹이 지향하는 ‘일류 신한’으로 그룹사가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경영진에게도 코칭 인사를 당부하고 있다. 성과지표와 인사기록에만 의존하지 말고 경영진이 직원을 관찰하고 피드백하는 선순환 리더십을 구축하라는 주문이다. 진 회장은 부서장과 실무자 등으로 코칭 경영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