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훈련병 사망사건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원경찰청 훈련병 사망사건 수사전담팀은 전날 12사단 신병교육대를 찾아 현장을 확인했다. 또 숨진 훈련병과 함께 군기훈련(얼차려)을 받은 동료 훈련병 5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낮부터 시작된 참고인 조사는 밤늦게까지 진행됐다.
경찰은 훈련병들이 군기훈련을 받게 된 이유부터 당시 훈련병의 건강에 이상이 있었는데도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는지 등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도 사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이어 나갈 방침이다. 군인범죄전담수사팀에 더해 의료사고전담수사요원까지 수사전담팀에 배치됐다. 이들은 응급처치가 적절했는지와 함께 병원에서의 치료 과정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훈련병은 의무실에서 수액을 투여받고, 속초의료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했고, 3시간 만에 상급종합병원인 강릉아산병원으로 옮겨졌을 때는 의식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이후 경찰은 수사대상자인 중대장(대위)과 부중대장(중위)을 업무상과실치사 및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로 정식 입건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현재로서는 입건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망한 훈련병은 완전군장 상태에서 연병장을 구보로 돌고 중간에 팔굽혀펴기 얼차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얼차려로 불리는 군기훈련은 지휘관이 군기 확립을 위해 병사에게 지시하는 체력훈련 등을 말한다.
육군의 군기훈련 규정에는 완전군장 상태에서 구보가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완전 또는 단독 군장 상태에서는 보행만 가능하다. 팔굽혀펴기 역시 맨몸 상태에서만 지시할 수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