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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신종자본증권이 인기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의 정기예금보다는 높은 금리를 받으면서 주식보다는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어서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만큼 최근 기업들도 발행을 늘리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상장·비상장 기업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총 5조7204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기업 별로는 4월 신한은행 4000억원, 3월 우리금융지주 4000억원, BNK금융지주 2000억원, 메리츠금융지주 2000억원 등 금융지주가 대거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거나 통상 30년 이상으로 만기가 긴 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상품이다. 5년 뒤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하는 게 일반적이다. 채권처럼 매년 확정된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주식처럼 매매도 가능하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에 자본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금융업계에서 자본 확충 수단으로 활용한다. 신용등급이 우량한 일부 기업들도 자금 조달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면서 신종자본증권 매매만으로도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분석이다. 매매 차익에 한해 비과세가 적용되어서다. 여기에 주식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안정성까지 부각됐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와 금리가 확정돼 있으면서 적정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구조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리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퍼져있을 때 발행하는 걸 사겠다는 투자자 수요가 크다"며 "AA급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통상 정기 예금보다 높은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선순위, 후순위보다 변제 순위가 더 뒤 인 '후후순위' 채권인 만큼 더 높은 금리에 발행된다. 시중은행 신규 예금 금리는 지난해 말부터 꺾이기 시작해 현재 3% 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최근 4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신한은행의 신종자본증권은 고정금리 연 4.19% 수준이다. 한 프라이빗 뱅커(PB)는 "발행사가 위기를 겪을 경우 원금이 자동으로 상각되는 위험 부담이 있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신종자본증권에 한해서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