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은행 신용카드를 통한 대출 연체율이 올해 3%를 넘어서며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이 최근 저축은행과 같은 2금융권에서도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카드 대출을 이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자체적으로 카드 사업을 영위하는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 2월 말 3.4%로 집계됐다. 2014년 11월(3.4%) 이후 약 10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일반은행엔 카드 사업을 별도 계열사로 분사한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 포함되지 않는다.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1~2%에 머물렀다. 하지만 2022년 말부터 오르더니 2023년 2월 2.5%를 기록했고, 1년 만에 0.9%포인트 추가 상승했다. 향후 경기 상황이 악화되면 ‘카드사태’ 여파가 이어지던 2005년 8월(3.8%)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카드 연체율이 빠르게 오른 것은 2금융권이 대출을 조이면서 급전이 필요한 차주의 대출 수요가 카드 대출로 몰렸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의 여신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01조3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줄었다.
은행은 1금융권이지만 카드론과 같이 신용카드 대출에 적용되는 금리는 보통 2금융권의 신용대출보다 높다. 한 지방은행에선 3월 말 기준 카드론 서비스 이용자의 약 67%가 연 16~20%의 금리로 카드론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중앙회가 공시한 3월 기준 저축은행별 신용대출 평균 금리(연 12~19%)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