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알고리즘, 하드웨어, 서비스 플랫폼 개발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은 자율주행 시대에 더욱 중요해질 겁니다.”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래 모빌리티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AI 기술을 꼽았다. 그는 “운전 중에 발생할 여러 예외 상황을 예측하고 대응해야 하는 판단 영역에서 AI 기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전 세계 수많은 자율주행 기술 업체가 AI 관련 기술적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기술은 이미 자율주행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유 CTO는 설명했다. 다양한 센서 정보를 조합해 차량 위치를 추정하는 ‘측위’, 신호등이나 표지판 같은 실시간 정보를 인식하는 ‘인지’, 도로 위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 위치를 파악하는 ‘판단’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측위와 인지 영역은 딥러닝 기술 덕분에 빠른 속도로 상향 평준화됐다”고 설명했다.
유 CTO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인식, 측위, 판단, 주행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했다. 유 CTO는 “딥러닝, 강화학습 등 최신 AI 기술을 접목해 성능을 계속 높여가는 중”이라며 “예외 상황을 처리하려면 방대한 데이터 수집과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 환경 제공이 필수”라고 했다. 여기에 센서 구성 최적화, 모듈 고도화 등으로 알고리즘 구동에 최적화된 하드웨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자율주행차를 직접 개발하고 고정밀지도(HD맵)를 제작하기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안전하고 정확한 수준의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면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데이터 확보가 절실하다는 진단도 내놨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 업무에서 ‘AI 데이터 엔진’에 힘을 쏟는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AI 데이터 엔진은 자율주행을 위한 AI 알고리즘의 학습과 검증에 필수적인 데이터를 수집, 처리, 관리하는 통합 시스템이다. 알고리즘 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최적의 형태로 가공한 뒤 학습에 활용하도록 돕는다. 유 CTO는 “다양한 환경과 조건에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해 알고리즘 학습에 활용하는 데 집중했다”며 “자율주행에 필요한 인식, 판단, 제어 등 다양한 AI 모델을 학습시키며 고도화 중”이라고 했다.
유 CTO는 29일 열리는 ‘스트롱코리아 포럼’의 네 번째 세션 ‘자율주행이 가져올 미래’에서 발표를 맡는다. 그는 “정부의 2027년 자율주행 상용화 계획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규모 있는’ 자율주행 상용 서비스를 두루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구현하도록 기술 개발에 더 힘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자율주행 로봇 업체와도 기술 협업에 나섰다. 사람이 타는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넘어 실내외 배송을 위한 로봇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