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늦어지나"…서초 성뒤마을 청약 대기자들 '뒤숭숭'

입력 2024-05-27 17:43
수정 2024-06-04 16:36
올해 공공분양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높았던 서울 방배동 성뒤마을과 가락동 성동구치소 부지 분양 시기가 대폭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사전 예약을 준비하던 단지였으나 정부가 지난 14일 갑작스럽게 사전 청약 전면 폐지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정부 방침에 따른 사전 예약 취소와 강행 여부를 두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27일 SH공사와 분양업계에 따르면 연내를 목표로 추진되던 송파구 성뒤마을 공공주택지구(방배동 565의 2)와 송파구 창의혁신공공주택지구(가락2동 162) 사전 예약 물량 공급이 전면 재검토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수도권 공급 물량 확대 등을 위해 성뒤마을에서 211가구, 송파창의혁신공공주택지구에서 320가구가량을 사전 예약으로 공급한다고 공언해왔다. 사전 예약은 본청약에 1~2년 앞서 하는 분양이다. 후분양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SH공사는 사전 청약 대신 사전 예약이라는 용어를 쓴다.

SH공사의 고민이 깊어진 것은 국토교통부가 최근 사전 청약 제도를 폐지하기로 해서다. 약속한 본청약 시기가 길게는 3년 이상 뒤로 밀리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희망 고문’이라는 비판까지 거세진 데 따른 결정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별도 상의하고 발표한 게 아니어서 내부 검토가 더 필요하다”며 “올 하반기는 지나야 사전 예약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분양을 기다리던 무주택자는 불확실성이 커졌다. 두 사업지 모두 강남 핵심 입지에 자리한 데다 가격이 시세보다 크게 저렴해 청약을 노리는 수요자가 많았다. 원래 후분양하는 SH공사 기조상 사전 예약이 무산되면 준공을 앞둔 2028년에나 분양이 나올 수 있다.

우면산 도시자연공원 자락에 있는 성뒤마을은 다음달 지구계획변경 승인을 목표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2017년 9월 지구 지정된 이 지역은 최근 공급 규모를 당초 813가구에서 최고 20층, 1600가구로 두 배가량 확대하기로 했다. 공공주택단지(A1) 900가구(임대 590가구, 분양 310가구)와 민간주택단지(매각) 700가구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성동구치소를 개발하는 송파창의혁신공공주택지구는 1150가구(분양 1050가구, 임대 100가구) 대단지로 조성된다. 지난해 사전 공급을 계획했지만 지구 계획이 바뀌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올 하반기께 사업 시행 변경 인가를 마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