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이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 구축에 최소 10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산화 구축 정도가 공매도 재개의 관건인 만큼 연내 공매도 재개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이사장은 지난 24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공매도 재개 시점과 관련해 이같이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공매도 전산 시스템 개발에는 1년 정도, 많이 단축하면 10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다음달부터 공매도를 일부 재개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 원장은 1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투자설명회에서 “개인적 계획으로는 오는 6월 공매도 거래를 일부 재개할 수 있다고 본다”며 “기술적·제도적 미비점 때문에 더 늦어진다면 재개 시점을 두고 시장 참가자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주문을 처리해야 하는 한국거래소가 전산화 작업이 적어도 내년 3월에야 끝난다고 밝히면서 올해 공매도 재개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이 추진 중인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 시스템은 △공매도 주문자인 기관투자가 △공매도 주문을 받는 증권사 △거래를 체결·관리하는 한국거래소 등이 각각 전산화 체계를 마련하는 게 골자다. 기관투자가는 자체 전산 시스템으로 무차입 공매도 주문이 나갈 수 없도록 사전 차단하고, 한국거래소는 신설하는 불법공매도중앙차단시스템(NSDS)으로 무차입 공매도 여부를 재차 점검한다.
아울러 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 확정안을 발표하고 27일부터 각 기업이 공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기업 개요-현황 진단-목표 설정-계획 수립-이행 평가-소통’으로 나눠 작성하게 했다. 거래소는 9월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칭) 개발을 마치고, 연말에 지수와 연계한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배태웅 기자/사진=임대철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