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로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구속되자 그의 모교 옆 '김호중 소리길' 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빗발쳐 경북 김천시의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은 최근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내고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등 시치미를 떼다가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됐다.
26일 김천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지난 21일부터 '김호중 범죄자의 소리길 철거 요구', '범죄자길 철거를 강력히 원합니다' 등의 게시물이 올라오기 시작해 이날까지 수십건의 철거 요구 글이 게시됐다.
일부 작성자는 '뺑소니 추모길', '범죄자의 거리', '범죄자의 소리길'로 지칭하기도 했으며 한 작성자는 "김천시의 관광객 유인 역효과가 날 것", "다른 김천 시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을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천시청에 이러한 철거 요구 게시물에 전화까지 빗발치고 있어 관련 부서 직원들이 이를 응대하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천시는 지난 2021년 김호중이 졸업한 김천예고와 벚꽃 명소인 연화지를 잇는 100m 거리에 2억원을 들여 벽화, 포토존, 스토리보드 등 특색 있는 조형물과 함께 '김호중소리길’을 만들어 대표 관광명소로 조성했다.
김천시에 따르면 소리길 조성 이후 인근 상점의 매출이 급상승하고 1년 만에 김천의 관광객이 140% 이상 늘었으며 지난해 방문자는 15만명을 기록했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한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김호중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위험운전치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 방조 등 4개 혐의를 적용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