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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최고 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가 24일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라파 공격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미국 CNN과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ICJ는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심리에서 이같이 판결한 뒤 이스라엘에 한 달 이내에 후속 조처에 관한 보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ICJ 소장인 나와프 살람 판사는 “지난 3월 법원이 명령한 임시 조치로는 포위된 팔레스타인 영토 상황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은 라파에서 군사 공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판결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지난 10일 ICJ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을 제지하기 위해 긴급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결정이다. 남아공은 “이스라엘은 민간인 생명 보호가 아니라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리기 위해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ICJ는 지난해 12월 남아공이 이스라엘을 집단학살 혐의로 제소한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번을 포함해 세 번의 임시명령을 내렸다. 남아공은 본안 사건 심리에 앞서 ICJ에 이스라엘에 대한 긴급 명령을 네 차례 요청했고, ICJ는 1월 제기한 요청을 받아들여 이스라엘에 집단학살 방지와 인도적 상황 개선을 위한 조치 등을 명령했다.
ICJ의 명령은 강제할 수단이 없다. 이스라엘은 ICJ의 지난 명령에도 가자지구 전쟁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군사작전을 계속해왔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라파 공세를 추진하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의 엘리아브 리블리히 국제법 교수는 “이번 판결은 이스라엘 지도부에 ‘전례 없는 법적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전 세계 여론에 심각한 해를 끼칠 것”이라고 CNN에 전했다. 가디언은 ICJ 판결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