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진 날씨에 배추·상추·감자 가격 '뚝'

입력 2024-05-24 19:21
수정 2024-05-25 01:00
농산물 가격의 하향 안정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따뜻한 날씨가 유지되자 출하량이 늘어난 감자와 배추, 상추 등의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양배추와 포도 등 일부 품목은 공급 불안에 가격이 ‘널뛰기’를 거듭했다.


24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KAPI는 138.82로 한 달 전(180.17)보다 약 23% 하락했다. KAPI가 130대로 떨어진 건 작년 11월 11일 이후 6개월 만이다.

KAPI는 2013~2019년 22개 농산물의 적정 평균 가격(100)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올초 197.91로 출발한 KAPI는 사과 토마토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르며 3월 1일 253.6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중순부터는 조금씩 하락하며 하향 안정화 추세가 뚜렷해졌다.

이번주에는 KAPI 구성 품목 22개 중 배추(-45.86%) 상추(-37.45%) 양상추(-33.52%) 등 14개 품목 가격이 하락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생육 속도가 빨라져 시장에 물량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감자는 이번주 24.62%, 1년 전과 비교하면 42.77% 하락했다. 22개 품목 중 전년 동월 대비 하락폭이 가장 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작년엔 감자 작황이 너무 좋지 않았는데, 올 들어선 아직 문제가 없다”고 했다. 지난주 11.28% 오른 토마토는 이번주 6.12% 떨어지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수박과 참외 등 여름 제철 과일 출하가 늘면서 수요가 분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배추(35.19%)와 파프리카(27.53%), 당근(23.52%) 등은 급등했다. 양배추는 1년 전보다 132.88% 올랐다. 이달 초 강원 산지에 내린 폭설이 성장 속도에 악영향을 줘 출하 시점이 1~2주 늦춰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음달부터 노지 재배 물량이 풀려야 가격이 안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샤인머스캣 등 포도 역시 재고 소진 등으로 전년 대비 61.66% 높은 수준에 거래됐다.

마늘 가격은 지난주 2.84% 올랐다. 전년 대비로는 5.36% 상승했다. 제주 등 남부지방에서 마늘이 여러 쪽으로 갈라져 상품성이 떨어지는 ‘벌마늘’ 피해가 나타났지만 시세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