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선도 기업 엔비디아는 지난 3월 ‘6세대(6G) 이동통신 리서치 플랫폼’을 공개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단일 건물부터 도시 전체까지 6G 네트워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노키아 등이 첫 이용자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가 6G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회사의 주력 제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가 6G의 인프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수조 개의 기기를 클라우드에 연결할 수 있다”며 “로봇, 자율주행 등 초지능 세계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애플도 6G 모뎀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웹사이트에 6G 관련 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채용하는 공고를 냈다. 미국통신산업협회가 주도하는 ‘NEXT G 얼라이언스’에도 가입했다.
차세대 통신(NEXT G)이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6G 이후 NEXT G 기술이 로봇과 자율주행 등 미래 신기술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로 꼽히고 있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첫 행보로 6G 개발 현장을 찾은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삼성전자는 저전력·고효율 통신 반도체, 가상 기지국 소프트웨어 등 6G 기술을 폭넓게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퀄컴, 화웨이 등과 함께 전 세계에서 모뎀 칩을 만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이다. 2019년 5월부터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선행 연구를 해왔다.
LG전자도 NEXT G 주도권을 선점하고자 일찌감치 연구를 시작했다. 2019년 KAIST와 국내 최초로 NEXT G 관련 산학협력 연구센터인 ‘LG전자-KAIST 6G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다수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지난해 9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일대에서 진행한 6G 테라헤르츠(㎔) 대역 무선 데이터 전송 테스트에서 도심 지역 기준 세계 최장 수준인 실외 500m 송·수신에 성공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