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사상 첫 '20만닉스' 뚫었다…엔비디아發 '축포'

입력 2024-05-23 09:12
수정 2024-05-23 09:17

SK하이닉스 주가가 사상 첫 20만원선으로 올라섰다. 엔비디아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 회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오전 9시2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4300원(2.18%) 오른 20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20만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실적 기대감에 최근 10거래일 중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JP모건과 씨티그룹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00원(0.39%) 떨어진 7만7400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깜짝실적'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가 만드는 AI 연산용 GPU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를 가장 큰 비중으로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날 새벽 장 마감 후 공개한 2025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260억달러(약 34조원)로 전년 동기의 71억9200만달러 대비 26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가 전망치(246억9000만달러)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영업이익은 169억달러(약 23조원)로 1년 전의 21억4000만달러 대비 무려 8배 늘었다. 이 역시 월가 전망치인 128억3000만달러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61% 늘어난 6.12달러를 기록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예상 수요량 대비 SK하이닉스 생산량은 6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HBM3와 HBM3E 시장 진입이 늦어진 경쟁사의 생산량은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올해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상당히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 하반기에도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현재의 높은 가격 프리미엄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는 AI서버 고용량 D램 모듈을 독점해 온 SK하이닉스에 여전히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망인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지속돼 주가 재평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21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