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가 ‘22대 국회에 바라는 경제계 110대 입법과제’를 어제 여야 양당에 전달했다. 한경협이 회원사를 비롯해 국내 주요 기업들 의견 수렴을 거친 것으로 경제·산업계에서 줄곧 개선을 요구해온 것들이다.
110대 입법과제를 보면 하나같이 개선 혹은 정상화가 시급한 것들이다.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시설투자 세액공제 일몰 연장 및 투자세액공제 직접환급제 도입’이 리스트 앞쪽에 있다. 최근 다급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국가 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 조기 처리도 포함돼 있다. 전력망 구축을 한국전력에만 맡기지 말고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를 가동하자는 것으로, 전국 각지에서 지체되고 있는 송전선로 건설에 속도를 내자는 법이다. 여든 야든 정치적 이해가 개입할 여지가 없는 과제다.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허용 및 의무휴업제 개선’ 같은 과제도 여야가 충분히 합의할 수 있다.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주간에서 월·분기·반기로 확대하자는 개선안도 나온 지 오래다. 노동·노사관계 선진화 차원에서 입법 지원이 필요하다.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손자회사에 대한 공동출자 허용’ 등도 기업 경영 안정화에 절실하다고 산업계가 계속 요구해왔다. 역시 경제를 살리고 기업 밸류업 성과 도출에 도움 되는 법안들이다. 논란의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선하라는 요구도 있다. 어제 한국경영자총협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 들어 확대 적용된 50인 미만 사업장의 77%가 전담 인력·조직 구성 등 이 법이 요구하는 준수사항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지나치게 이상적인 안전 기준이어서 기업이 안 따르는 게 아니라 못 따르는 현실을 거듭 보여준다.
여야 국회는 이들 입법과제를 진지하게 검토해 산업계 요구에 부응하기 바란다. 한결같이 투자 확대, 경제 활성화에 필요하다. 정치적 논란이 거의 없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법안, 산업 경쟁력 강화 법안 같은 것은 바로 합의 처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22대 국회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