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단일안 제시하면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논의 가능"

입력 2024-05-22 15:38
수정 2024-05-22 15:46


한덕수 국무총리가 22일 "2026학년도 이후에는 의료계가 과학적인 단일 안을 제시한다면 (의대) 증원 규모를 유연성 있게 논의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3058명이던 의대 정원을 2025학년도에 1509명 증원하고, 2026학년도부터는 2000명 증원한 5058명으로 한다는 계획을 원칙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가 대화 테이블로 나와 정부에 단일화된 안을 제시하면 2026학년도 입학 정원도 협상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한 총리는 "정부는 언제든 어떤 형식이든지 대화에 임할 자세가 돼 있다"며 "의료계의 결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2025학년도 입시 절차는 속도를 내며 진행되고 있다"며 "모든 관련 절차가 신속하고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40개 의대 중 2025학년도 정원이 늘어난 32곳 중 16개 대학의 학칙 개정이 완료됐다. 4개 대학은 절차를 마무리하고, 최종 공포만 남겨두고 있다. 나머지 대학들도 이달 안에 학칙 개정 절차가 원만하게 완료되도록 대학 측과 긴밀히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을 향해서는 복귀를 호소했다. 한 총리는 "여러분의 집단행동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는 제네바 선언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의료법 등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고 그것이 3개월을 넘어섰다"며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것은 그 누구보다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일부 대학 병원 교수들이 오는 23일 총회를 열고 1주간 집단휴진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점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결코 원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일부 의료계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집단휴진을 강행했으나 참여율은 미미했다"며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환자들이 얼마나 불안해할지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고 우려했다.

한 총리는 "의료개혁은 국민과 환자를 위한 개혁이자 의료인 자신을 위한 개혁"이라며 "일부 의료계의 반발로 의료개혁이 좌절된다면, 앞으로 어떤 정부도 의료개혁을 추진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으로, 정부는 흔들리지 않고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공의가 떠난 의료 현장의 비상진료체계를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 총리는 "23일부터 상급병원과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에 군의관 120명을 추가로 파견한다"며 "이미 파견 중인 427명의 공보의와 군의관에 더해 파견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필수진료과목별 순환당직제 실시 검토, 현재 4개소인 '광역응급의료상황실' 2개소 추가 개소, 인력 및 기능 강화 추진뿐만 아니라 희귀·난치질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피해신고지원센터(전화번호 129) 등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