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무한리필에 수요 폭발"…막 퍼주다 결국 문 닫는다

입력 2024-05-21 21:35
수정 2024-05-21 22:02

미국 최대 해산물 외식업체 레드랍스터가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고객 유치를 위해 제공하던 20달러(약 2만7500원) 새우 무한 리필 메뉴가 대규모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레드랍스터는 전날 플로리다주 파산법원에 연방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자산은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 부채는 100억달러(약 13조6300억원)로 서류에 기재됐다.

챕터 11 파산은 파산법원의 감독하에 기업이 회생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회생 가능성 없는 기업의 청산을 규정한 '챕터 7'과는 구분된다.

레드랍스터는 앞서 지난 13일 실적이 부진한 93개 매장에 폐쇄 결정을 내렸다. 레드랍스터 측은 이번 파산보호 신청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 후 고객들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데다 비용 급등과 금리 상승 여파로 경영난이 심화한 결과"라고 밝혔다.

지난해 고객 유치를 위해 월요일 한정 이벤트였던 새우 무한 리필 이벤트를 상시로 확대한 것이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입힌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는 당초 지난해 5월 20달러만 내면 원하는 만큼 새우를 먹을 수 있는 '얼티밋 엔드리스 쉬림프(Ultimate Endless Shrimp)' 메뉴를 제공하기로 했다. 원래 매주 월요일과 기타 특별 이벤트에서만 제공됐지만, 더 많은 손님을 유치하고 싶었던 레드랍스터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이 메뉴를 상시 메뉴로 바꿨다.


그러나 일부 고객들이 SNS를 통해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새우를 먹을 수 있는지 경쟁을 벌이는 등 수요가 폭발하면서 회사엔 악재가 됐다. 결국 회사는 자신들의 계산 실수를 인정하고 이 메뉴의 가격을 25달러(약 3만4000원)까지 인상했으나 손해는 막심했다.

1968년 출범한 레드랍스터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해산물 레스토랑으로 인기를 끌었다. 한때 매출 순위가 미국 내 24위에 오른 바 있고 미국 팝스타 비욘세의 노래 '포메이션'의 가사에 포함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