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돈을 내고 조식을 사 먹을까 싶었는데, 안 그렇더라고요. 아침밥 짓는 일에서 해방되니 삶의 질이 높아졌어요.”(서울 강남구 A아파트 거주민)
서울 강남권 고급화 단지를 중심으로 시작된 아파트 조식 서비스가 수도권과 지방 일반 단지로 확산하고 있다. 고물가 지속,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수요가 늘어 아파트 조식 서비스가 대중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식 서비스는 2017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가 처음 선보인 뒤 강남·서초구 아파트와 영등포구 여의도동 ‘브라이튼 여의도’ 등 고급 단지 등으로 확산했다. 조식 서비스는 도입 초기만 하더라도 회의론이 만만치 않았다. 집에 부엌을 두고 1만원 안팎의 돈을 내고 매일 밥을 사 먹는 사람이 있겠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19~2020년 무렵에 지어진 일부 강남권 아파트는 입주 초기 수요 문제 등을 들어 조식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식 서비스 수요가 높아지면서 식사 제공을 다시 검토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맞벌이 부부와 은퇴 가정, 1~2인 가구 등이 증가해 과거와 달리 식사 대부분을 밖에서 사 먹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 조식 서비스 안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행 업계 관계자는 “조식 서비스에 카페테리아 등 일정 규모 이상의 커뮤니티 공간이 필요해 대단지일수록 서비스하기 유리하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수요가 꾸준히 확보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질 높은 식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식자재값이 급등한 가운데 1만원 안팎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에는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아파트도 앞다퉈 식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다. 충남 천안시 불당동 ‘펜타포트’ 아파트는 조·중·석식 세끼를 모두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해졌다. 경북 포항시 대잠동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은 지역에서 처음으로 조·중식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