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 AI데이터센터 전력 감당하려면 원전 53개 더 필요"

입력 2024-05-21 18:54
수정 2024-05-22 01:13
앞으로 5년간 새로 지어질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충당하려면 원자력발전소 53기를 추가 건설해야 할 정도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가 나왔다. 이르면 다음주 원전 증설 계획 등을 담은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초안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보고서가 주목받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21일 ‘인공지능(AI) 혁명에 부응한 선제적 전력 공급·전력망 확충 긴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AI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선 에너지 정책 설계 과정에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전력 수요를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해야 하는 AI와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에 필요한 인프라스트럭처다. AI용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비량이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에 있는 데이터센터는 총 150개로 용량은 1986메가와트(㎿) 수준이었다. 이는 통상 1000㎿급 원전 2기가 생산하는 전력량이다.

데이터센터 수요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는 732개로 소요되는 전력 용량은 4만9397MW에 달한다. 송전 등에 발생하는 전력 손실분(7%)을 가정하면 1000MW급 원전 53기에 이르는 추가 전력 생산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유재국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한국전력 조사에 따르면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의 67%가 부동산 개발을 선점하기 위해 우선 전력 용량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럼에도 향후 AI 데이터센터 설치가 전력 생산과 전력망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AI발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원전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 조사관은 “24시간 중단 없이 가동되는 데이터센터가 많아질수록 무탄소 기저 발전원인 원자력의 경제성이 높아진다”며 “제11차 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착공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선제적으로 반영되고 적절한 전원 구성을 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