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 주가가 올 들어 20일(현지시간)까지 12%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 식료품, 의류 등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필수소비재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P)가 6.63% 오른 데 견줘 돋보이는 상승세다. 올 1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과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 분사로 성장동력을 되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인 슈마허 유니레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매출 증가율은 3~5%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년도 실적 발표에서 “매출이 실망스럽다”고 밝힌 지 4개월 만이다. 유니레버의 1분기 판매량 증가율은 2.2%로 시장 예측치(1.2%)를 웃돌았다. 작년 4분기(1.8%)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상승세다.
유니레버의 올 1분기 기저 매출(환율 변동, 가격 상승 제외)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4%로 집계됐다. 이 같은 성과는 도브, 바세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뷰티 및 웰빙 사업 부문이 이끌었다. 이 사업 부문의 1분기 기저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4%로 시장 전망치(6%)를 넘어섰고, 5개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았다.
그룹 매출의 12%를 차지하는 아이스크림 사업부의 매출 증가율은 5개 사업 부문 가운데 가장 낮은 2.3%를 나타냈다. 아이스크림 사업부는 내년 말 분사를 앞두고 있다. 유니레버는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상위 30개 사업에 집중해 운영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방침이 담긴 성장실행계획(GAP)을 지난해 발표했다. 올 3월 GAP 일환으로 벤앤제리스, 매그넘 등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판매하는 사업부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유니레버는 이런 사업 재편 및 인력 조정으로 3년간 8억유로에 달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리처드 살다냐 아비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이스크림 사업부 분사 결정에 대해 “아이스크림은 변동성이 큰 데다 그룹 전체 마진을 낮추는 사업”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