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유해 의심 제품 검사, 관세청에서 각 부처로 확대

입력 2024-05-21 14:07
수정 2024-05-21 14:08

앞으로 해외 직접구매(직구) 제품은 정부 각 소관 부처가 이를 직접 선별 구매해 안전성을 검사하는 방식으로 조사·관리 시스템이 강화된다.

지금까지 관세청과 서울시 등 일부 기관만 해외 직구 제품의 안전성을 조사했다. 이번 조치는 체계적 검사 및 관리가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해외 직구 안전성 검사를 각 부처로 확대하면 국민 안전과 직결된 제도적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예컨대 어린이 제품과 전기·생활용품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생활화학제품은 환경부가, 의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직접 해외 직구 제품을 선별·구입·검사하는 식이다. 위해성이 확인될 경우 판매가 이뤄지는 온라인 플랫폼에 판매 중지를 요청하고 소비자에게 정보를 알릴 계획이다.

지난해 해외 직구 거래는 1억건이 넘는 데 반해 전국 세관의 해외 직구 물품 검사 인력은 300명을 밑돌아 관리 인력 자체가 부족한 면도 있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해외 직구 제품은 다품종·소량 품목이라는 특징이 있다"며 "직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전성을 심사하는 대안을 찾겠다는 것이 애초 이번 정부 대책의 주된 목적이었다"면서 "해외 직구 급증에 따른 국민 안전 대책 강화는 정부로서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어린이용품과 전기·생활용품 등 80개 품목에 대해 국가통합안전인증(KC 인증)이 없는 경우 해외 직구를 금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안전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한 규제라는 거센 역풍을 맞고 KC 인증 의무화 방침을 사실상 철회했다. 또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소비자 불편과 혼선을 초래한 데 대해 사과했다.

다만 정부는 관세법을 근거로 다음 달부터 불법·위해 물품으로 확인된 해외 직구 제품의 반입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은 애초 발표대로 이행한다. 해외 플랫폼의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와 '소비자24'에 해외 직구 정보를 통합해 제공하는 방안도 진행할 전망이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