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최근 줄이어 신고가를 쓰면서 '상승 랠리'를 펴자 미국 월가 주요 금융기관들이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올해 목표가를 서둘러 상향 조정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미국 증권사 11곳이 S&P500지수 연말 전망을 고쳤다.
지난주에만 BMO캐피털마켓과 도이체방크가 S&P500지수 올해 목표를 각각 5600과 5500으로 올렸다.
BMO의 5600은 투자전문 매체인 마켓워치가 추적하는 월가 대형은행과 리서치회사 중 가장 낙관적인 전망치다. S&P500지수 이날 종가보다 5.5% 정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웰스파고도 5400과 5535로 목표지수를 올린 바 있다.
특히 월가 대표 비관론자로 알려진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 투자책임자(CIO)도 강세론으로 돌아서 S&P500지수가 내년 2분기까지 540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윌슨 CIO의 이번 전망은 내년 2분기까지여서 다른 기관의 전망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는 이전 12개월 전망을 통해 올해 말까지 4500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그는 메모에서 "미국의 경우 견고한 주당순이익(EPS) 성장을 예상하지만 (주가) 상승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모건스탠리가 낙관론으로 돌아서면서 JP모건체이스만이 거의 유일한 비관론자로 남게 됐다.
JP모건의 글로벌 증시 수석 전략가인 두브라브코 라코스-부하스와 수석 시장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지난해 11월 S&P500지수의 올해 연말 목표 주가를 4200으로 제시한 뒤로 현재까지 이 전망을 유지하고 있고, 이는 이날 종가와 비교해 21% 하락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콜라노비치 전략가는 이날 메모에서 최근 주가 상승으로 자신들의 모델 포트폴리오가 타격을 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높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고금리 장기화,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을 지적하면서 주식을 매수하지 말라는 지금까지의 주장을 유지했다.
마켓워치가 자신들의 추적해온 월가 금융기관들의 최근 수정 전망치를 감안해 제시한 S&P500지수의 연말 평균 전망치는 5289로, 이날 종가 기준에 비해 0.3% 하락하는 수준이다.
이에 비해 지난해 말까지 이들의 평균 연말 목표주가는 5117이었다.
제프리스의 앤드루 그린바움 주식 리서치 담당 선임 부사장은 최근 메모에서 주요 전략가 가운데 일부가 S&P500지수가 계속 상승함에 따라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월가 전반적으로는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시장 전망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2000년 이후 S&P500지수의 향배는 월가가 하락을 예측할 때 오히려 상당히 양호했고 향후 6개월간 평균 6.3%, 이후 12개월 동안 13% 상승했었다고 부연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