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아지는 것 해볼래?"…10대 여성에 필로폰 주사한 20대

입력 2024-05-21 09:50
수정 2024-05-21 10:03

자신이 직접 필로폰을 투약하면서, 10대 여성에게도 여러 차례 이를 주사한 2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정형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24)에게 징역 3년 3개월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1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호텔에서 B(17)양에게 "기분 좋아지는 것이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을 내밀게 하고 필로폰을 주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자신의 팔에도 필로폰을 주사했다.

A씨는 같은 해 6월과 7월에도 B양을 만나 필로폰을 주사했다. 또 8월엔 여러 공범과 수차례에 걸쳐 마약을 투약하거나 마약 구입, 매매 알선 등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해 4월 A씨는 서울북부지법에서 공동재물손괴 등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다. 그러다 지난 2022년 두 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이 같은 범행이 추가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미성년자에 대한 필로폰 투약은 미성년자의 신체적·생리적 기능이 훼손되고 그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이 발생한 위험성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마땅하다"며 "피고인에게 약을 끊고 법을 준수할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취급한 마약류의 양과 가액이 비교적 많지 않은 점, 피고인이 A 양에게 필로폰을 투약하는 데 강압적 수단을 쓰지 않은 점, 피고인의 자백 및 수사 협조가 다른 공범 검거에 일부 도움이 됐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