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1만원 넘을까…최저임금위 오늘 첫 전원회의

입력 2024-05-21 07:47
수정 2024-05-21 07:55

2025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첫 전원회의가 열린다. 최저시급이 사상 최초로 1만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여부가 주목된다.

21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최저임금위는 이날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첫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내년 최저임금 심의를 시작한다.

이날 회의에서 우선 위원회를 이끌 위원장을 선출한 후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 심의 요청을 접수한다. 이후 수차례 전원회의를 거쳐 업종별 구분 여부, 최저임금 수준을 순차적으로 심의한다.

최저임금은 올해(9860원)보다 1.42%만 오르면 1만원을 돌파한다. 역대 가장 낮았던 최저임금 인상률이 1.5%(2021년)인 점을 감안하면 1만원 돌파가 유력하다.

주목되는 점은 업종별 차등이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정할 수 있지만, 실제로 차등이 이뤄진 때는 제도 도입 첫해인 1988년 뿐이다. 경영계는 지난해에도 편의점·음식숙박업 등에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주장했지만 최저임금위에서 부결됐다.

경영계는 올해도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301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25만명 늘었다"며 "전체 근로자 중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비율(최저임금 미만율)은 12.7%에서 13.7%로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농림어업(43.1%)과 음식숙박업(37.3%)은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식어가던 최저임금 차등적용 논의가 재촉발 된 것은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간한 보고서 때문이다. 한은은 "외국인 근로자가 돌봄서비스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제한을 풀고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에 대해 “내국인 가사도우미와 간병인의 임금 수준은 (한국 가정에) 부담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차등적용 논의가 힘을 받았다.

특히 이번 최저임금위에서는 공익위원이 대거 교체되면서 이전과 다른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최저임금위에서 최저임금 업종 구분 안건은 찬성 11표, 반대 15표로 부결됐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표결에서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2명 등 11명만이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엔 공익위원 8명 중 6명이 교체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민주노총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공익위원이 '보수 경제학자' 중심으로 재편됐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도 노동계가 정부 산하 위원회에 참여한 이력을 들어 사퇴를 요구해온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가 재위촉돼, 노동계가 첫 전원회의부터 '기싸움'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저임금 심의 법정 시한은 다음달 27일이다. 최저임금은 매년 8월 5일까지 결정 고시하는데 이의신청 등의 절차를 고려할 때 7월 중순에는 의결돼야 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