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여파가 가시지 않은 대형 건설주들이 부진한 가운데 건자재 관련주들의 주가가 먼저 뛰고 있다. 증권가 1분기 실적 눈높이가 과도하게 내려가면서 오히려 '깜짝실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20일 LX하우시스는 0.56% 오른 4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1개월(4월22~5월20일)로 보면 이 종목은 14.35%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29%)을 크게 웃돌았다. 다른 건자재 관련주도 상승세를 그렸다. 현대리바트는 최근 한 달 54.55% 치솟았고 KCC(29.19%), 한일시멘트(14.90%), 노루홀딩스(12.34%) 역시 10~20%대 상승률을 보였다.
주요 건설주들이 비교적 부진한 것과 대조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 지수는 최근 1개월 사이 1.06% 오르는 데 그쳤다. 건설 대장주로 꼽히는 현대건설(0.29%)은 물론 DL이앤씨(-0.59%), 대우건설(0.4%)도 최근 한 달 박스권에 머물렀다.
1분기 건자재주 실적이 예상을 크게 넘으면서 주가도 함께 뛰었다. LX하우시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323억원으로 예상치인 194억원을 66,4% 웃돌았다. KCC는 예상 대비 39.3% 많은 10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현대리바트는 2억원 적자 예상에서 67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주택 공사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증권가 실적 예상이 지나치게 낮아지자 오히려 '어닝서프라이즈'가 나왔다는 분석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부 통계상 지난해 주택 준공 실적을 보면 종전 31만6415가구에서 43만6044가구로 수치가 크게 변경됐다"며 "통계에 기반했던 실적 추정이 낮게 잡힌 게 깜짝실적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부실 PF 정리의 여파가 남은 점도 대형 건설주와 건자재주 주가 차이를 만들고 있다. 현대건설은 1분기 영업이익(2509억원)이 증권가 예상치를 24.7% 웃돌았지만, 주가는 최근 한 달 큰 반등을 보이지 못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