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한 초고압케이블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전력망 확대에 따른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소재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400kV급 케이블용 XLPE와 해저케이블용 XLPE 등 차세대 제품들을 앞세워 초고압케이블 소재 사업 확대에 나선다. XLPE는 폴리에틸렌(PE)에 특수 첨가제를 넣어 열에 견디는 성능을 향상시킨 고순도 절연 제품이다.
주로 전력케이블의 송전 효율과 내구성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초고압케이블의 성능 결정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소재다.
한화솔루션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400kV급 케이블용 XLPE를 개발했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주요 케이블 업체들로부터 초고압 XLPE 제품 품질 인증을 순차적으로 획득하고, 국내외에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제품 업그레이드도 진행하고 있다. 기존 XLPE를 개량해 성능을 높인 차세대 초고압급 소재(SEHV)이 대표적이다. 송전망 용량 확대 추세에 맞춰 개발한 차세대 절연체다. 최대 550kV의 초고압 케이블에서도 안정적인 송전 품질 유지가 가능하다. 현재 상용화된 케이블 중 가장 높은 전압인 500kV급 케이블에 쓰일 수 있다.
해상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수요 증가에 따라 급성장한 해저케이블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한화솔루션이 해저 특수 규격에 맞춰 자체 개발한 해저케이블용 특화 소재 (CLNS)는 기존 소재보다 가공성이 우수하다. 케이블 생산 시 불량을 최소화하고 후처리 소요 시간도 단축할 수 있어 생산성을 20% 이상 개선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게 한화솔루션의 설명이다. 해저케이블용 절연체 CLNS는 글로벌 케이블 업체의 제품 품질 인증을 거쳐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의 해저케이블 프로젝트로 수출처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한화솔루션 고압케이블 소재 사업은 전년 대비 매출이 약 61% 증가했다. 오스트리아의 보레알리스, 미국의 다우에 이은 세계 3위의 XLPE 생산 능력(11만t 규모)이다. 이물질을 최소화하는 고순도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달성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한화솔루션은 연평균 7% 이상 고성장하는 글로벌 초고압케이블용 XLPE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자체 기술로 개발한 반도전 소재 등 포트폴리오 확장에서 나선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케이블 절연 소재는 케미칼 사업의 중요한 미래성장동력”이라며 “다양한 초고압케이블 제품을 비롯한 기술력 기반의 고부가 소재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