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 싫다더니…2.5억 넘는 '이 車' 인기 폭발

입력 2024-05-20 14:30
수정 2024-05-20 15:44

올해부터 고가의 법인 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 부착해야 해 수입차 브랜드들의 '법인 판매'가 타격을 입은 가운데 람보르기니는 오히려 법인 판매 비중이 전년 대비 늘어났다.

2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입차 법인 판매는 2만5624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한 수치. 같은 기간 개인 판매가 전년 대비 2.9%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법인 판매량이 더 크게 쪼그라들었다.

여기에는 취득가액 8000만원 이상 법인 승용차는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 부착하도록 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세금 혜택을 노리고 고가 수입차를 법인차로 샀던 이들이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거부감으로 구매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시행 중인 국토부 고시에 따르면 '공공·민간법인이 신규·변경 등록하는 8000만원 이상 업무용 승용차'는 연두색 법인 전용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운행비 등을 세법상 비용으로 공제하는 고가 법인 차량을 법인 소유주나 가족이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람보르기니는 올 들어 법인 판매량(93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4% 늘었다. 같은 기간 BMW(15.7% 감소) 메르세데스-벤츠(29.8% 감소) 포르쉐(41.4% 감소) 등 수입차 브랜드의 법인 판매량이 대폭 감소한 것과 상반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람보르기니의 판매 성장을 이끈 모델은 '우루스'. 우루스는 람보르기니의 1~4월 전체 판매량 가운데 70% 이상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우루스는 판매 가격이 2억5000만원부터 시작하는 고가 모델임에도 스포츠카의 성능과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안락함을 겸비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우루스는 4.0L V8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해 305km/h까지 가능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SUV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개인이 금융사를 통한 '리스'를 이용하더라도 법인으로 집계돼 법인차로 사용하는 고객들 외에 일부 개인 고객도 포함돼 있을 순 있다.

람보르기니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슈퍼 럭셔리카 고객은 주기적 차량 교환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 금융 리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이런 경우는 통계상 법인 구매로 잡히는 것"이라면서 "연두색 번호판 정책에 따른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