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없이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양자 기술인 양자센서가 차세대 항법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GNSS)의 한계인 실내와 심해 등에서의 항법을 가능하게 하는 미래 기술이다.
대부분의 양자 기술 기업은 다이아몬드를 양자 센서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탄소(C) 원자 결정인 다이아몬드에 질소 빔을 쏴 기존 탄소 원자를 밀어내고 질소 원자 하나가 자리잡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질소(N)와 빈자리(V)를 뜻하는 ‘NV결함’이 만들어진다. NV결함은 자기장의 미세한 변화에 공진 주파수가 변하는 양자 현상을 보인다. 이 변화량을 측정해 자기장 크기를 추적하면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거대한 자석 덩어리인 지구는 위치마다 고유한 자기장값을 지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방위산업기업인 미국 록히드마틴은 다이아몬드 NV를 이용해 GNSS 없이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양자 항법 시스템인 ‘다크 아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양자 기업 인플레큐션은 절대온도인 영하 273도까지 냉각한 원자를 이용해 양자 항법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초저온 원자도 NV결함과 마찬가지로 자기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을 이용했다. 구글에서 분사한 양자암호 스타트업 샌드박스AQ는 미 공군과 협력해 양자 항법 시스템을 군 수송기 C-17에서 테스트했다.
샌드박스AQ 관계자는 “양자 항법 장치는 위성 신호가 닿지 않는 실내와 수중 등 모든 환경에서 GNSS보다 높은 정확도로 작동한다”며 “양자 센서를 교란하는 전류와 온도 변화, 지구 자전 등의 간섭을 인공지능(AI)으로 제거하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