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이공계 전공 분야에 외국인 석·박사생을 유치하는 10개 대학에 3년간 연 최대 15억원씩 지원한다. 이를 통해 2029년까지 외국인 석·박사 인재 1000명을 확보해 국내에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오는 9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인력난이 심한 돌봄과 서비스 관련 업종에 외국인력 도입을 확대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은 20일 이런 내용의 ‘서울 외국인 주민 정책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외국인 인재 유치와 정착에 5년 동안 2506억원을 투입한다. 핵심은 ‘우수 인재 유치’와 ‘포용적인 다문화사회 조성’이다. 오 시장은 “도시 경쟁력은 인재가 만들어낸다”며 “해외 주요 국가가 2000년대 초부터 벌여온 고급 인재 확보전에 서울도 늦었지만 참여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주요 산업현장에서 부족한 고급 인재 확보에 서울시가 발 벗고 나선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7년까지 국내에서 첨단산업 인재 35만 명이 부족할 전망이다.
우수 인재 유치뿐 아니라 이들의 정주 환경 개선과 취·창업 지원도 대폭 강화한다.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시작으로 연 2회 현지에서 ‘서울 유학박람회’를 개최하고, 우수 유학생에겐 1인당 연 2000만원의 장학금을 주는 ‘서울 테크 스칼러십’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또 글로벌 인재를 고용하는 금융·정보기술(IT) 스타트업 100대 기업을 발굴해 6개월간 월 최대 100만원의 고용보조금을 지급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글로벌 창업가들이 활동하기 좋은 공간도 구축한다. 2030년까지 성동구 성수동에 ‘유니콘 창업허브’를 조성해 취업과 창업은 물론 거주환경까지 외국인 친화형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9월부터 100명 규모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도 시작한다. 이들은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최저임금(하루 8시간 근로 시 월 206만원)을 보장받으며 근무하게 된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규모를 내년에는 500명, 2028년엔 1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입국한 외국인들이 요양보호사, 간병인, 의료코디네이터 등으로 산업 현장에 배치될 수 있도록 ‘준전문인력 취업학교’를 내년 3월께 개관할 예정이다.
외국인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현재 서남권 한 곳에 있는 외국인주민센터를 내년 5월 동북권(성동구)에도 열 예정이다. 외국인·이민 정책을 총괄할 전담부서인 국장급 부서 ‘글로벌도시정책관’을 올 7월 신설한다. 오 시장은 “도시의 역동성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창의적 인재들이 끌어내는 것”이라며 “이번 마스터플랜을 기반으로 글로벌 인재들이 모여들고 외국인 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 서울을 착실하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해련/오유림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