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범 한국보험계리사회장 "IAA 총회 개최…韓 보험산업 인정받아"

입력 2024-05-20 18:01
수정 2024-05-21 00:54
“국제계리사회(IAA) 총회가 아시아 국가에서 열리는 것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보험산업이 인정받았다는 의미죠.”

전용범 한국보험계리사회장(사진)은 20일 서울 수송동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보험계리사회는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2024 IAA 서울 총회’를 주관한다. 이번 서울 총회를 위해 54개국의 계리사회 대표단 200여 명이 내한한다.

전 회장은 “지난해 선제적으로 새 회계기준(IFRS17)을 도입해 미국,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 국내 보험산업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이 예전에는 뒤에서 쫓아가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가장 앞서가는 선진국이 됐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보험개발원과 제일화재(현 한화손해보험)를 거쳐 NH농협생명 부사장, 보험계리법인 밀리만코리아 부대표 등을 지낸 보험계리 전문가다. 계리사는 수학·통계적 분석을 활용해 보험사 전반의 불확실성을 관리한다. 지난해 IFRS17 도입 이후 위험률·해지율 등 계리적 가정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통계를 분석하고 근거를 제시하는 계리사 역할이 중요해졌다.

전 회장은 “지금까지는 정부에서 너무 많은 걸 정해주다 보니 계리사에게 자율성이 없었다”며 “그동안 계리사들이 계산기만 두드리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IFRS17 도입 이후 불거진 ‘보험사 실적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당국과 업계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문제를 줄여나가야 한다”면서도 “당국이 과도하게 개입하기보다는 민간 주도의 자율규제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문제집을 풀 때 답지를 보면 어느 순간 답지에만 의존하게 된다”며 “금융당국이 개입하면 업계는 당국만 쳐다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IFRS17 시행 초반이라 많은 잡음이 있지만 이 같은 시행착오가 보험산업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간이 스스로 자정하기 위해선 보험계리사의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게 전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보험계리사법 입법을 통해 계리사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