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이 주로 마시는 술. 전통주라고 하면 흔히 이런 ‘올드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런 인식 탓에 국내 백화점에서 열리는 주류 팝업스토어의 주인공은 대부분 전통주가 아니라 와인 위스키 등 해외 주류다. 지난 9일부터 서울 신천동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서 팝업스토어를 연 전통주 글린트는 이런 고정관념을 깼다.
글린트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13호 남상란 명인의 기술로 빚은 술이다. 논산 딸기를 넣어 달고 상큼한 주스 맛을 냈다. 반응은 뜨겁다. 주말에는 하루 1000명씩 매장을 방문해 글린트를 사갔다. 대부분이 20, 30대였다.
글린트는 롯데백화점 와인앤리커팀이 기획했다. 2020년 아시아 베스트소믈리에대회 챔피언 출신인 최준선 치프바이어(38·왼쪽), ‘노티드×최고심’ 등 유명 협업 제품을 만든 스타 상품기획자(MD) 양현모 팀장(42·가운데), 국제공인 와인 전문 자격증 WSET 과정을 거친 한호철 바이어(34·오른쪽)가 아이디어를 모아 글린트를 탄생시켰다. 이들은 2년간 남 명인, 양조장 글린트증류소와 손잡고 글린트를 준비했다. 남 명인이 제조를, 롯데백화점과 글린트증류소가 기획·마케팅을 담당했다.
이들은 최근 기자와 만나 “글린트를 통해 한국 전통주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젊은 전통주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딸기로 단맛을 살리고, 패키지도 일반 전통주와 달리 감각적으로 디자인했다. 가수 선미를 홍보 모델로 기용하고, ‘홈술 트렌드’를 반영해 글린트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도 개발했다.
이번에 선보인 술은 글린트 브랜드의 첫 제품이다. 최 바이어는 “글린트증류소와 함께 조만간 하이엔드급 전통주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중장기적으로 글린트를 일본의 미도리, 대만의 카발란처럼 한국 대표 술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양 팀장은 “주류는 백화점 VIP 고객들이 식품 가운데 돈을 가장 많이 쓰는 ‘식품의 명품’”이라며 “지금은 와인이 주로 팔리지만 전통주 등으로 상품을 다양화해 ‘K전통주의 세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