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내 ‘1인 1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단순 보조를 넘어 ‘스마트 개인 비서’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휴머노이드: AI 액셀러레이터’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가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처럼 ‘차세대 필수 폼팩터(전자기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머노이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35년 380억달러(약 52조원)에 이르고 출하량은 140만 대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곳에서 내놓은 보고서와 비교해 시장 규모는 6배, 출하량은 4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고정밀 기어부터 액추에이터(모터·감속기 등)까지 휴머노이드 부품 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 제조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점도 짚었다. 지난해 휴머노이드 제작 비용은 대당 5만~25만달러로 예측했지만 올해는 3만~15만달러로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더 저렴한 부품이 등장했고 공급망이 다양해진 데다 설계와 제조 기술까지 고도화한 영향”이라며 “기존 예상보다 휴머노이드 보급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적었다.
국가별로 로봇 제조 역량이 분산될 것이라는 게 골드만삭스의 시각이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은 정교한 AI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아시아는 광범위한 공급망과 낮은 제조 비용 및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워 휴머노이드 생산 허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분야에 많은 플레이어가 새로 등장하고 있고, 자본이 집중되는 추세”라며 “초국가적, 초기업적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휴머노이드 용도는 위험한 작업과 노인 요양, 간호 등의 분야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휴머노이드로 해소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재난 구조, 원자로 작업과 같은 위험한 현장의 노동력 대체율을 5~15%로 가정할 경우 휴머노이드에 대한 당장의 수요는 세계적으로 110만~350만 대에 이른다”며 “단순 반복 작업이 많은 부품 제조업의 수요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