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몰래 비상계단 깎아냈다"…대구 아파트에 무슨 일이

입력 2024-05-18 14:49
수정 2024-05-18 15:07

준공을 앞둔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비상계단 층간 높이를 맞추기 위해 시공이 끝난 계단을 깎아냈다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달서구 본리동 한 신축 주상복합아파트 입주 예정자 A씨는 "공사 업체가 야밤에 계단을 깎아냈다"며 "부실을 감추려고 입주 예정자들 몰래 공사를 했다"고 말했다.

'건축물의 피난, 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계단 층과 층 사이의 유효 높이는 2.1m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일부 계단 층간 높이는 1.94m다. 2.1m 기준에 맞추려 공사업체가 계단 하나하나를 16cm가량 깎았다는 게 입주 예정자들의 주장이다.

이 밖에도 벽체 휨, 주차장 균열 및 누수 등 하자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달서구에 따르면 이 단지 하자 관련 민원은 150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 예정자들은 "건축법을 위반해 준공을 받지 못할 것 같으니까 계단 높이를 확보하기 위해 무리한 공사를 한 것 같다"며 "깎아낸 계단에 사람이 몰리면 붕괴 사고가 나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관할 구청에는 해당 아파트 준공 승인 요청이 접수된 상태다. 준공이 승인되면 오는 30일부터 입주할 예정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