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백서에 친윤·친한 파열음…원외선 "조정훈, 직 내려놔야"

입력 2024-05-17 18:35
수정 2024-05-18 01:56
4·10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하는 국민의힘 총선백서 작성 과정에서 17일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말다툼을 벌였다. 친한계 인사들은 백서가 ‘한동훈 책임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며 반발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17일 총선백서 특별위원회는 4차 회의를 열고 정영환 전 공천관리위원장 등 총선 당시 활동한 공관위원들을 불러 공천 과정 전반에 대한 평가를 들었다. 특위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사무총장을 맡았던 장동혁 의원에게도 이날 회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불참했다.

친윤계 이철규 의원은 공관위원 자격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해 첫머리 발언에서 “많은 분과 함께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불편함을 나타냈다. ‘장 의원을 겨냥한 말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의원은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면서도 “와서 있었던 일을 객관적으로 기술해 주는 게 당연한 당원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에 장 의원은 자신의 SNS에 불편한 감정을 나타냈다. “공수처장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어 부득이 참석이 어렵다는 의견을 단체대화방을 통해 전했다”며 “그럼에도 총선백서 특위는 면담을 진행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면담은 대상자들과 시간을 조율하는 것이 기본인데, 많은 사람이 참석하지 못할 날짜를 못 박고 ‘많은 사람이 함께하지 못한 안타까운 현실을 묵도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안타깝다”며 이 의원을 저격했다.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은 총선백서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정훈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위해 해당 직을 맡았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원외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의 박상수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조 의원을 두고 “총선백서 위원장으로서 전당대회 전 발간될 총선백서에 유력한 당권 경쟁자인 한동훈 책임론을 싣고 전국의 조직위원장들을 만나 한동훈 책임을 추궁한 뒤 한번 붙어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를 하려면 심판을 그만두는 게 맞지 않나”라고 적었다.

조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둘 다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다”며 각종 의혹 불식에 나섰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