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지도자들 지지율이 좀처럼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세 명 몫을 다 합쳐도 100%가 될까 말까 하는 현상이 근 2년째 지속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고물가 등 경제 위기 탓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셋 합쳐도 100% 미달17일 국내외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20%~30%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20%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0% 중반을 기록하면서 세 명의 합산 지지율이 100%이 안 된다. 이러한 현상이 약 2년간 이어지면서 한미일 정상의 지지율을 합쳐도 100%가 되는 날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를 기록 중이다. 한국갤럽과 전국지표조사(NBS) 조사는 20%대 중후반에서 움직이고 있고, 그나마 리얼미터(응답률 2.6%, 표본오차 ±2.2%포인트·신뢰수준 95%)에서 30%를 기록 중이다. 한국갤럽과 NBS 조사에서는 취임 후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갤럽(응답률 11.2%, 표본오차 ±3.1%포인트·신뢰수준 95%)에서 취임 2년 무렵 24%를 기록한 윤 대통령은 제6공화국 출범 후 취임 2주년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내각의 지지율은 20%대 안팎을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에 나온 지지통신이 10~13일 조사에 발표한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18.7%로 집계됐다. 그나마 이는 전달과 비교해 2.1%포인트 오른 결과다. 올해 지지통신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한 차례도 20%를 넘지 못했다. NHK 조사에서는 그는 올해 내내 20%대 초중반을 기록 중이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2월 조사한 결과에서 기시다 내각 부정 평가율은 82%로 7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것은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 30%대 중후반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연임에 도전하는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부분 경합주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는 등 열세다. 부정 평가는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50%대 후반에서 60%대 초중반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나타낸다. '경제' + a근본적으로는 고물가 등 경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데드크로스'(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현상)가 공고해진 것은 2022년 초부터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2개월 뒤인 5월부터, 기시다 총리는 같은 해 7~8월부터 같은 현상을 겪기 시작했다. 시차는 있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이 전세계적으로 2022년부터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고물가가 한미일 지도자 지지율에 근본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추석 이후 약 8개월간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 이유 1위로 '경제/민생/물가'가 매주 꼽히고 있다. 오죽하면 지난 4.10 총선에서 '대파' 가격이 정치적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다.
기시다 내각의 낮은 지지율도 경제 문제가 크다는 진단이다. 일본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5% 감소해, 이러한 추세가 1년간 지속되는 것으로 가정하는 연간 실질 성장률은 마이너스 2.0%로 추정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민간 소비가 4분기 연속 마이너스인 것은 리먼브라더스 사태에 휩쓸린 2008~2009년 이래 15년만"이라고 전했다. 최근 지지통신 조사에서는 일본인 유권자 43.9%가 정권 교체를 바란다고 응답했다. 이는 '자민당 중심의 정권 지속을 기대한다'는 33.2%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바이든 대통령도 경제 때문에 정권을 다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내줄 위기에 처해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미시간 로스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80%는 "높은 물가가 가장 큰 재정적 어려움 중 하나"라고 답했다. FT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전망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으로 불투명해졌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처리에 대해 반대한다"는 유권자는 전달 대비 3%포인트 늘어난 58%를 기록했다.
추가적인 악재는 저마다 다르다. 윤 대통령의 경우,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이 있다. 영국 BBC는 지난 1월 "한국 영부인의 디올백이 국가 리더십을 흔든다"라고 보도하는 등 외신에서도 김 여사 관련 리스크가 대통령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밖에는 인사, 외교가 그간 지지율 하락을 견인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일본 집권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논란이 지속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80% 안팎의 유권자가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임기를 수행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다는 응답을 내놨다는 결과도 나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